메이크어위시

소원이야기
누군가에게 특별한 손님이 되었던 날
  • 작성일 2024-03-01 10:56:25
  • 조회수 2820

기다리던 메이크어위시가 끝난지도 벌써 3개월 가까운 시간이 지나갑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 감사한 요즘이네요.

2022년 1월 버킷림프종으로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 병원 사회복지팀에서 전화가 와서 이런저런 안내를 해 주시다가 『메이크 어 위시』 재단 프로그램 안내를 받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대기가 길지만 일단 신청해 두시면 좋으실 거라는 사회복지사선생님의 충고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정신없는 항암치료를 마치고 아이의 체력와 면역을 회복하는데 1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을 때 메이크 어 위시 재단에서 봉사자 엔젤팀을 연결해주셨고 코로나로 인해 줌으로 엔젤팀과의 만남을 서너차례 가지며 소원도출과 현재 상황에 대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희 아이의 엔젤팀은 직장동료분들이 한 팀이셨는데 저와 비슷한 연배이신 분들이 많아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를 이해하고 다독여주셨습니다. 아이 또한 봉사자분들과의 만남을 편안해했고 비록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는 못하지만 줌으로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소원도출을 위한 아이의 고집스러운 부분을 기다리고 공감해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아이는 동물을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수의사나 사육사의 꿈을 오랜 시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건도 딱히 가지고 싶은 것이 없고, 여행도 시큰둥한 반응이라 수의사, 사육사 소원 성취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국내에 몇 안 되는 동물원에서는 아이만을 위해 시간을 내어 주기가 쉽지 않아 컨택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국내 가장 유명한 동물원에서 기존 프로그램에 아이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이야기 되었는데 메이크 어 위시 채수연과장님께서 오랜 시간 기다려 온 아이에게 아이가 원하는 소원을 들어주고 싶다는 아쉬움과 소망으로 다시금 여러 군데 컨택을 하는 수고를 해 주셨습니다. 그러고 잊고 지내고 있는 중에 2023년 11월 청주동물원에서 연락이 왔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오직 우리 아이만을 위한 귀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주신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재단에서 준비해주신 차량에 탑승하고 12월 찬 겨울바람이 부는 날씨였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신나고 가볍게 청주로 출발하였습니다. 동물복지사(사육사)선생님과 함께 먹이준비, 사육장 청소, 사자 바람이 훈련 참여를 직접 같이 해 보며 동물과 교감하는 법에 대한 것을 배우고, 코끼리 없는 동물원 저자이신 김정호 수의사님 그리고 멋진 두 분의 수의사선생님들과 동물 치료와 마취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도 하고 귀중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청주동물원이 아이를 위해 정말 고심하셨음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는 꼭 공부를 열심히 해서 청주동물원의 막내 스텝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지금도 이야기합니다.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자신의 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신 시간이었습니다.

청주동물원 활동 후 도착한 위시파티에서는 줌에서만 뵈었던 반가운 얼굴들이 저희를 위한 시간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처음 본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였습니다. 아이 소원 성취 선물도 전달받고 서로의 이야기도 나누며 아이가 정말 행복해하고 있구나 느꼈습니다. 파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서로 꼭 껴안으며 자신도 20살이 되면 꼭 메이크 어 위시 엔젤로 함께 하고 싶노라 이야기하더군요. 선한 영향력이 한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치료로 힘든 많은 친구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메이크 어 위시 재단의 소중한 나눔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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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사업팀
24-03-04 08:44
안녕하세요. 어머님.
소원사업팀 채수연 과장입니다.
얼마 전에 만나 가짜(?) 호랑이에게 마취하며 웃었던 것 같은데, 벌써 3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네요.
그때의 감동을 글로 전해주셔서 다시금 즐거웠던 시간을 떠올려볼 수 있었습니다.
귀한 후기 남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대학생 봉사자로, 가사별 팀의 막내 봉사자로 활발하게 활동할 모습을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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